첫 영성체 한달 전, 문득 성지순례를 가야겠다고 생각하여 휘리릭 떠났다.
목요일 아침 비행기라서 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었으므로, 전날 저녁에 서울로 올라왔다.
명동 성당에서 열리는 미사에 참례해 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
미사 참례 후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이동한 뒤 하룻밤 노숙했다.
당시 기준 나가사키로 가는 직항은 배로든 비행기로는 없었다.
그러니 후쿠오카로 가는 비행기를 먼저 탔다.
확실히 지척(?) 에 있는 동네라 그런가 비행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처음 와 보는 후쿠오카.
도쿄 여행에서 만났던 반가운 친구들을 다시 만났다.
한국보다 덜 단 포카리스웨트, 산토리 천연수 스파클링 레몬.
공항에서 버스타고 도착한 하카타 역에서 니쿠소바로 간단하게 점심 한끼하고 신칸센에 올라탔다.
두번 정도 갈아타고... (니시큐슈 신칸센의 묘한 노선 배치 때문에)
대략 30분쯤 달렸을까, 순식간에 나가사키에 도착했다.
유서깊은 국제항이라서 그런걸까, 조선통신사 관련 홍보물도 보인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신앙생활을 하러 온 것이므로 근처 성당의 미사시간을 체크했다.
나가사키 시내의 경우 나카마치 성당이 제일 가까웠다.
일단 일본에서 처음 참례한 미사는 한국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언어만 달랐을 뿐.. 아직 첫영성체를 하지 않았으므로 성체 대신 안수기도만 받았다.
저녁으로 그 유명한 나가사키 짬뽕을 먹었다. 봉지라면으로 먹던 그 맛과는 확실히 달랐다.
라면의 경우 매콤한 맛이 강조되었지만 이건 사골육수 특유의 깊은 맛과 풍부한 고명이 입에 잘 달라붙었다.
아주 만족!
언제나 그렇지만 역시 동전 문제가 골머리를 썩인다.
한국처럼 지폐 열심히 쓰다간 저번 여행처럼 동전 잔뜩 남겨올 것 같은 느낌.
실제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도 어느 바지에는 100엔이나 500엔짜리 동전이 숨어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1일차 완료.